2014년 2월 9일 일요일

1/24-1/29 HONGKONG(1)

설 연휴 전에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쓰라는 글들은 안 쓰고 노느라 바쁘네요.

홍콩은 이번으로 두 번 째입니다. 저번에는 혼자 다녀왔고 이번엔 절반의 일정을 부모님과 다녀왔습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이서진의 심정을 알겠더군요. 그래도 누군가 같이 여행한 건 꽤 오랜만의 일이라 같이 여행하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껴보았습니다.

홍콩은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도시라 다니기 편합니다. 구글 지도 앱은 버스노선까지 안내해주기 때문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지하철이나 버스나 교통상황을 고려해서 최단시간 경로를 알려주어 이번 여행은 저번 여행보다 훨씬 수월하게 다녀왔습니다.

홍콩행 비행기는 8시 50분 인천 출발 케세이퍼시픽을 이용했습니다. 부모님이 국적기를 타시길 원했지만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에어텔은 케세이퍼시픽 말고 없었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은 국적기를 좋아하시는데 젊은 여행자에게는 국적기 비행기표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더더군다나 중국이나 홍콩처럼 가는데 얼마 안 걸리는 여행지는 국적기 타는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전 상관 안 하는데 부모님은 계속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셨습니다.(이번 여행에서 이정도쯤의 트집이야 아주 가볍고 사소한 것이었죠)

여행 가기 전에 "어디 어디 가야지"라는 계획을 잡곤 하는데 전 여태껏 계속 계획 없이 여행을 다닌 것 같습니다. 대략 어느 날 어느 구역을 가야겠지라는 생각은 있어도 구체적인 관광지는 정하지 않고 다녔습니다. 유럽에서도 그랬고 지난 홍콩 여행도 그랬죠. 매일 아침, 혹은 전날 저녁 가이드북을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지하철 노선과 지도를 보고 동선을 체크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엔 부모님을 모시고 까우룽과 홍콩섬 일대를 돌아보고 3일째에 란타우섬에 가서 옹핑 360을 탄 다음에 첵랍콕 공항에서 한국으로 가시는 걸 배웅해드리고 그 다음날엔 저 혼자 마카오를 가고 그 다음날엔 트친을 만나고 6일차에 여유있게 귀국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흔히들 홍콩을 쇼핑의 천국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저번 여행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살게 별로 없었습니다. 신발 하나 사왔는데 그렇게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었고 한국에서도 구하려면 다 구할 수 있는 모델이었지요. 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다른 상품들도 비슷했습니다. 특히 옷은 싼지 모르겠더군요.(일단 비싼 옷을 할인해봤자...) 이번엔 퇴직금 받은 것도 좀 있고 알바로 벌어둔 돈도 있지만 대학원 학기 시작하면 돈 벌기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여 쇼핑은 많이 하지 않기로 계획하였습니다.(계획은 그랬어요)

홍콩 가기 전에 면세점에 갔습니다. 선글라스를 하나 샀습니다. 여태껏 살면서 선글라스를 한 번도 사본 적도 없고 착용한 적도 열 손가락 안에 꼽지만 아무래도 가면 갈수록 선글라스 없이 다니기엔 한국도 불편해지더군요. 그래서 이 기회에 하나 장만했습니다. 솔직히 면세점도 가면 '면세'라 해도 워낙 정가가 비싼 물건들이다 보니 가도 선글라스나 화장품 같은 것 말고는 살게 없었습니다. 그나마 술이 가장 좋지만...

여튼 1월 24일에 홍콩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침부터 부모님과 주차장 어디에 차를 세울 것인가로 투닥거렸고 기타 등등 출발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가족여행은 패키지로 가도 그 모양인데 자유여행은 오죽할까요. 신발을 막 모으기 시작하던 고 1 때 베이징에 갔는데 베이징은 그 당시 서울보다 물가가 쌌고 신기한게 많아서 하나 사달라고 했다가 아버지와 대판 싸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최대한 즐거운 기억을 남기기 위해 저도 화를 꾹 참고 안 내려고 했고 부모님도 짜증이나 신경질을 안 내려고 노력하시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첵랍콕 공항까지 인천에서 3시간 여를 날아갔습니다. 홍콩 내리자마자 더워서 침을 찾으면서 겉옷을 벗어 짐에 쑤셔 넣었습니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공항철도를 찾느라 헤맸지만 이번엔 바로 공항철도로 가서 옥토퍼스 카드를 샀죠. 그리고 공항철도를 타고 MRT로 갈아타서 침사츄이 역에 내렸는데...

묵기로 한 호텔이 지하철 역 사이 애매한 데 있어서 15분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중간에 제가 길을 한번 잘못 들어서 갑자기 부모님에게 불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찾아 갔고 캐리어를 끌고 15분 넘게 가서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인터콘티넨탈이라 좋긴 했는데 3인이 써야해서 추가 침대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동안 쉬기로 했죠.

호텔방에서 면세품으로 수령한 선글라스를 쓰고 찍은 사진입니다 저 복장으로 돌아다녀도 홍콩은 덥더군요. 추가 침대를 받고 나서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호텔 엘레베이터 앞 거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행 내내 동행해준 신발은 리복의 샤크노시스입니다. 농구화라 그런지 오래 걸으면 물집이 잡히더군요 ㅠㅠ 참고로 빨간 모자와 하늘색 가방 때문에 부모님이 사람 많은데서 찾기 쉽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면 본격적 관광 얘기는 다음 편에서 하죠.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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