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6일 토요일

Post Keynesian Economics(2)-Introduction: 주류경제학의 10계명

안녕하세요 영 오랫동안 찾아 뵙지 못하고 파레토 같은 뻘글이나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일단 서두 부분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비주류 경제학이라고 하니 주류 경제학의 기본적인 논의 구조에 대해서는 좀 알 필요가 있겠죠? 그래서 수업 첫번째에서 주류 경제학의 기본적인 가정들과 학문적 방법론 등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오늘은 이 부분 중에서 "경제학의 10대 원리"라고 맨큐가 소개한 일종의 10계명에 대해서 짚어 보겠습니다. 이는 주류 경제학이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일단 10계명의 내용을 보죠. 경제학 전공자나 경제학 원론 수준의 수업을 들으신 분은 한 번 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감히 모세의 10계명에 빗댄 경제학의 10대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들은 언제나 Tradeoffs 에 직면한다.

트레이드오프라는 말이 좀 번역이 쉽지 않은데 '무언가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저번에 포스팅 한 적 있는 파레토의 공헌 중 하나인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과 관계가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파레토 최적이란 효율성이 최고로 달성된 상황을 말하며 그 상황에서는 어느 한 가지를 더 얻으려면 나머지 중 하나는 포기해야합니다. 즉, 파이를 N빵 해서 나눴는데 내가 더 먹고 싶으면 옆 사람 접시에 있는 파이를 강탈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즉, 이는 주류경제학이 효율성을 기본 전제로 함을 의미합니다.

2. 어떤 것의 비용은 그 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무엇이다. 

말이 웃긴 것 같고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한데 이는 다음의 예로 설명 가능합니다. 내일이 시험이라 미치겠는데 시간도 없는데 과목이 두 개입니다. 그러면 둘 중 하나에 몰빵을 하든가 둘 다 조금씩 보든가 해야합니다. 그런데 한 과목이 전공이고 다른 한 과목이 교양이라 해봅시다. 그러면 교양을 포기하고 전공을 공부하겠죠?(가끔 이런 상황에서 교양을 붙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멀리 하세요) 그렇다면 전공 학점의 비용은 교양과목을 공부 해야 했던 시간, 다시 말하면 교양과목의 학점입니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회비용을 표현한 것입니다. 회계에서는 기회비용을 인정하지 않죠. 회계적 비용은... 음... 뭐 유형자산손상차손이라든가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평가손실이라든가 그런게 있는데... 이건 모두 기회비용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 대강 말하자면 돈 나가고 들어 온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기회비용은 그렇지 않죠. 그 선택을 위해 포기한 것들 중 가장 가치가 큰 것을 비용에 더해 주어야 합니다.

3. 합리적인 사람은 한계적(marginal)으로 판단한다.

'한계적'이란 말은 경제학에서 수도 없이 많이 등장합니다. 한계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는 곧 미분값을 의미합니다. 즉, 독립변수가 아주 작은 정도로 변화하였을 때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경제학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면 여태까지 해왔던 것은 제껴 두고 앞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만을 판단 근거로 삼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수학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경제문제들에 대해서 최적화(optimalisation)을 하게 되면 미분개념이 당연히 쓰이게 되고 이 때 한계라는 개념은 당연히 등장하게 됩니다.

4. 사람들은 유인(incentives)에 반응한다.

여기서 말하는 유인이란 금전적 인센티브를 말합니다. 세상에 금전적 인센티브 말고 무슨 인센티브가 있을까요... 사실 사람들은 꼭 인센티브, 특히 금전적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체면치레 하느라 마지막 남은 탕수육을 먹지도 못하고, 완전 비재화에 사람 머리만 아프게 만드는 술을 강권해서 와장창 먹고 토하고 또 먹고 그러고 다음날 아침에 죽을 것 같고 그러지 않습니까? 사실 인센티브라는 건 그렇게 딱 정할 수도 없는 개념이거니와 사람의 합리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 인센티브의 역할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합리성이라는게 반드시 금전적인 부분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다차원적인 것도 고려할 수 있죠.

5. (자발적)교환은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자유무역협정과 누구누구 같은 시장지상주의 혹은 시장근본주의자들의 논거가 되는 원리입니다. 교환을 하면 모두가 그 교환을 통해 이익을 본다는 뜻이지요. 그러면 도대체 나아진다는 것은 어떻게 측정할까요? 여기서 효용 개념이 등장합니다. 즉, 교환으로 효용이 증가한다는 것이지요.

6. 시장은 대부분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많은 경제학자에게 시장은 '전지전능한 우리 주'와 같은 위상을 지닙니다. 하지만 사회과학에서 전지전능한 뭐 이런 것을 말하면 안되므로 '대부분'이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주류경제학 이론을 놓고 봤을 때, 대부분의 경우 경쟁적 시장이 경제의 효율성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효율성이 뒷받침 되었을 때, 시장은 경제활동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죠. 그러면 시장 말고 뭐가 있냐고요? 정부가 있습니다. 위대한 당중앙과 중앙계획당국의 생산계획을 받들어 로력을 다해서 목표치를 생산하는 계획경제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복지국가처럼 시장에 간섭하는 정부로서 존재할 수도 있죠. 하지만 주류경제학에서는 시장에 좀 더 우선 순위를 둡니다.

7. 정부는 때때로 시장의 결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을 주류 경제학이 떼로 부정하고 그러진 않습니다. 정부가 없으면 당장 도둑은 누가 잡고 댓글은 누가 달며 재벌 회장은 누가 구속하겠습니까? 하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주류 경제학에서는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실패 즉, 시장이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때만 정부가 개입하며 그 개입의 부작용도 최소화시키기를 원하지요. 시장이 효율적인 결과를 내지 않는 경우는 독과점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쓰레기 같은 통화 품질에 요금만 더럽게 비싼 이동통신 서비스라든가 그런 것 말이죠.

8. 한 나라의 삶의 수준은 그 나라의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능력에 달려 있다.

뭐 방글라데시, 네팔 이런 곳의 사람들도 끝내주게 행복하게 살지 모르지만 세속적이고 자본주의에 찌들어 있으며 월급의 구원을 받고 신용카드의 유혹을 받는 우리로서는 돈을 잘 버는게 아무래도 삶의 수준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는 GDP라는 총계적인 수치로서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실시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GDP는 문제가 많은 개념입니다. 환경오염의 정화 비용도 GDP에 들어 가서 국민소득을 높일 수 있고 막 4대강, 한식세계화 사업 이런 것도 GDP를 올릴 수 있습니다. 이는 양적으로는 좋은 통계치일 수는 있지만 질적으로는 문제가 있고 또한 양적으로도 환경파괴와 같은 측면은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9. 정부가 화폐를 너무 많이 발행하면 물가는 상승한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주류 경제학의 입장입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언제나 화폐적인 현상, 그러니까 화폐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화폐가 과잉발행 되었을 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차 대전 직후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 짐바브웨(너를 1조 짐바브웨 달러만큼 좋아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은 이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차후에 설명하겠습니다.

10. 사회는 단기적으로는 물가상승과 실업률 간에 상충관계를 갖는다.

마지막 원리는 거시경제정책의 측면입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단기적으로 물가가 오르면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하락하면 실업률이 상승한다고 합니다. 이는 필립스 커브라는 개념으로 나타나지요. 단기라는 단서가 붙은 것을 보면 장기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기에는 주류경제학적 입장에서는 완전고용이 달성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에서는 단기적으로도 상충관계가 없을 수 있고 장기에서도 완전고용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가 완전고용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장기에서도 시장은 완전고용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상으로 맨큐의 경제학의 10대 원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경제학자들 간의 일종의 "합의된 견해"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약한 노동조합
2. 노동시장에서의 더 큰 탄력성(탄력성이란 임금이 노동 수요 공급에 신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임금제약(최저임금제도를 반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정부서비스의 감축과 세율의 인하
5. 재정적자의 준(quasi)제거
6. 공공지출의 제한
7. 민영화
8. 규제완화
9. 독립적 중앙은행(인플레이션 통제에 있어서의 독립성입니다)

저는 위에서 9번에 일부 찬성하는 것을 빼고는 전부 반대하지만 뭐 그렇다고 합니다. 뉴스와 경제신문, 일부 신문의 사설과 경제학자들의 입에서 앵무새처럼 나오는 소리를 모아 놓은 듯합니다.

다음 번 포스팅 때는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의 기본적 방법론들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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