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7일 수요일

Post Keynesian Economics(3)-Methodology: World View

제가 바쁜지라 연재한다고 해놓고 너무 뜸하네요. 술기운을 빌려 글을 써볼까 합니다. 술 때문에 글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겁니다. 잘 정리된 필기를 보고 올리고 있거든요.

주류경제학 그러니까 신고전학파 경제학과 비주류경제학들은 방법론 자체에서 차이가 납니다. 세계를 바라보고 이를 분석하는 도구가 다른 것이지요.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과 신고전학파의 방법론적 차이에 대해서 기술하겠습니다.

1. 세계관(World View)

(1) 현실주의(Realism):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은 현실주의를 기반으로 합니다. 여기서 '현실적'이라는 말은 경제이론의 가정들과 이론에 깔려 있는 구조들이 현실적이라는 뜻입니다. 즉, 주류경제학과 달리 비합리적인 소비자를 가정하며 불완전경쟁에 기반한 경제분석을 추구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신고전학파의 방법론은 도구주의(instrumentalism)입니다. 도구주의에 따르면 가정은 추상적이어도 되고 이론의 예측력만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2) 개방체계(Open System): 포스트 케인지언의 입장에서 경제란 개방된 체계이고 이에 따른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이는 바벨탑(바벨탑으로 인해 언어가 분기했듯이 경제이론도 다를 수 있따)의 우화와 horse for courses(코스에 따른 적절한 말(馬))의 비유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포스트 케인지언들은 경제체제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다는 것을 수용하고 다원론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이론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포스트 케인지언은 역사적으로 비가역적(irreversible)이고 따라서 현상들은 경로의존적(path-dependent)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신고전학파의 견해는 당연히 폐쇄체계(closed system)일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경제적 이론은 하나의 체계 내에서 완벽하게 적용되죠.

(3) Organism: Organism은 뭐라 번역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직주의도 아니겠고... 교수님이 모든 수업자료를 영문으로 주시는지라 가끔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도 영국식 영어... 여튼 organism에 따르면 개체는 다른 개체와의 관계속에서 행동하므로 분석단위는 개별 개체가 아니라 개체들의 집합이 되어야 합니다. 즉 전체로부터 출발하여 개별적인 단위들을 분석하는 방법이지요. 마르크시즘도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경제학적인 용어로는 미시경제학의 거시적 기초(Macro Foundation of Microeconomics)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에서는 제도를 분석단위로 삼게 되는데 이에는 계급, 정부, 기업 등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되는 신고전학파의 방법론은 개체주의입니다. 이는 개별 단위로부터 출발하여 전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기초로 불리웁니다. 요즘 거시경제학의 최신이론들은 미시적 최적화를 통해 집합적인 경제주체들이 어떤 행동을 분석하는 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죠.

(4)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포스트 케인지언 경제학은 합리성에 대해 큰 기대를 품지 않습니다. 합리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보가 완전하지 않고 정보 처리능력 또한 제한적이기 떄문입니다. 사람은 이런 제한성 내에서 최대한으로 행동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웹을 뒤져도 정말 진짜로 낮은 가격을 찾아내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우리가 용팔이에게 번번히 당하고 살았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합리성을 가정한 신고전학파의 최적화(optimisation)이 더 이상 쓸모가 없습니다. 개인이 합리적이지 못하면 당연히 개인의 효용은 극대화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때로는 개인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최적화를 하지 않습니다. 칼퇴 하고 싶어도 우리는 칼퇴를 하지 못하며 회식 가서 술 먹기 싫은데 억지로 술을 먹고 노래방에서 억지로 노래를 부르죠. 이것 말고도 체면 차리며 못하는 온갖 행동들을 비롯하여 일부러 최적화를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합리성이라는 도구는 경제적 분석에 그렇게 큰 유용성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5) (재)생산성((Re)producibliity): 재생산이란 용어를 많이 들어 봤으면 여러분의 사상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건 고전학파 그리고 고전학파를 계승한 마르크스의 관점입니다. 고전학파는 경제문제가 희소성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건 재생산이었죠. 즉, 현재의 경제상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가 혹은 그대로 유지할 건가 아니면 있는 것도 유지를 못할 정도(축소재생산)인가가 고전학파가 주로 연구대상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재생산의 가능성은 '잉여'(여러분이 아닙니다)로 결정됩니다. 잉여(surplus)란 현재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제외한 생산물을 의미합니다. 잉여를 어떻게 쓰느냐(즉 소비하느냐 투자하느냐)에 따라 이후 경제의 모습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경제학의 문제는 희소성에 있다는 것은 신고전학파의 견해이지만 포스트 케인지언은 이 희소성의 문제는 '토지'에만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니까 토지는 생산할 수 있는게 아니므로 희소성이 존재하지만, 자본과 노동은 지속적으로 재생산하여 그 크기를 키울 수 있으므로 자본과 노동의 분석에 있어서는 재생산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원래 고전학파는 토지에만 희소성 개념을 적용시키고 한계의 개념 또한 토지에만 적용시켰으나 이를 무분별하게 자본과 노동에 확장시켰다고 포스트 케인지언은 비판합니다.

(6) 불확실성(Uncertainty): 불확실성은 케인즈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신고전학파는 케인즈의 거시경제이론을 취사선택하면서 불확실성을 버리고 나머지를 취했습니다. 신고전학파에서의 불확실성이란 위험(Risk)를 의미합니다. 재무관리를 공부하셨으면 아시겠지만 이런 위험은 주로 확률로 표현되고 평균적으로 보면 예측이 가능하죠. 이를 ergodic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포스트 케인지언은 불확실성이란 리스크와는 다르고, 확률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죠.(케인즈는 그의 케임브리지 Fellowship 논문으로 확률론 논문을 낼 정도로 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를 non-ergodic하다고 합니다. 계량경제학도 ergodic하지 않으면 즉, 평균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면 쓸모가 없습니다.(케인즈는 이러한 측면에서 계량경제학에 별로 신뢰를 보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계량경제학자가 케인즈 자신의 이론을 계량 모델로 만들어 가져 오자 호되게 비판했지만 또한 그를 후원하며 케인즈가 편집장으로 있던 학술지에 그 논문을 등재시켜줍니다) 예측은 과거에 있던 일이 미래에 반복 될 때나 가능한 법이지요. 더 나아가 포스트 케인지언은 예측은 경제학의 최종 목표가 아니며 과거에 대한 분석을 주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패턴을 찾아내고 그 패턴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말하는 겅이지요.

(7) 예측이 아닌 설명(Explanation, not Prediction): (6)에서 한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경제학은 주제 넘게 함부로 예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다만 Stylised Facts를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취기에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이해하실련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그럼 안녕히.

댓글 2개:

  1. 잘 보고 있어요! 또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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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게을러서 한달 반이나 지나서 새글을 올렸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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