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동양 사태를 보며 든 감상

안녕하세요 니콜라이입니다. 로스쿨 자기소개서와 원서질이 이제서야 끝났네요. 그래서 이제 글을 좀 더 쓸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확답은 못드립니다.)

최근에 금융 관련 이슈가 좀 있었네요. 동양증권 관련해서 이슈가 있었는데 영 사실 관계 파악이 쉽지 않네요. 여기 저기 말이 다 다르고 동양증권 측에서도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계열사의 부실 채권을 잘 포장해서 팔았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네요.

제 생각은 사실 항상 일관적인데 "구조를 모르는 금융상품은 건들지 말라"입니다. 동양그룹 자체의 재무구조가 올해 들어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하는데 그런 추이를 계속 지켜볼 능력이나 시간 혹은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지분상품(주식)이든 채무상품(채권 혹은 어음)이든 사면 안 되는 것이지요. 좀 더 높은 이자를 주거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해서 사면 안 됩니다. 그런데 증권사들이 이런 상품들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좋은 양 포장해서 파는 건 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저로서는 기본적인 금융교육 혹은 소양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데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조금만 알아도 건드리지 않을 상품들을 사람들은 너무 많이 건드립니다. 키코 사태도 그랬죠. 물론 기업들도 환차익을 노리고 파생상품의 수익성에 매료 되어 샀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상품이 은행한테 기본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는데 그 상품 구조를 제대로 모르고 덥석 은행의 구매 권유 혹은 꺾어팔기 등에 의해 사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상품 판매와 구매에 있어서 은행이나 증권사가 판매시 지켜야 할 법적 절차를 모두 지켰다면 사실 할 말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이상으로 지식을 갖추고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체제 내에서는 투자자의 의무이기도 하니까요.

따라서 정말 기본적인 금융교육을 의무교육부터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경제/금융 원칙이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높은 위험에 높은 수익이 아니라 낮은 위험에 높은 수익이라면 그건 둘 중 하나입니다. 첫째, 사기입니다. 둘째, 제도나 기타 등등의 원인에 기인하는 지대(rent)로 인한 차익거래(arbitrage)인 경우입니다. 따라서 수익이 높다면 반드시 그 앞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게 사기는 아닐까? 이게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것만 잘 지켜도 사실 금융이나 기타 등등 투자로 인한 큰 위험은 비껴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시스템 리스크는 헷지(위험회피) 되지 않는게 함정이지만요)

동양증권 사태로 인해 우량 회사채 가격이 내려간다는데 만약 그 회사채 발행 기업의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현금흐름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다면 가격이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네요. 금융사들에 연쇄 위기가 와서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수익률 구조(=무위험이자율+시장리스크*시장민감도+오차항(error term))에서 통계적으로 잡아내기 힘든 일종의 잡음인 '오차항'에 해당할 것 같아서 곧 수익률이 평균으로 회귀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금융 관련 썰을 풀었는데 전 원체 무식해서 사실 주식도 안 건드리고 펀드도 국공채와 우량채권으로 구성된 펀드 들고 그럽니다. 첫째는 제가 워낙 게을러서 투자 대상 회사의 재무제표와 투자보고서 같은 걸 보질 않아서 그렇고요 둘째는 하다가 한번 적은 돈이지만 확 말아 먹은 적이 있어서... 그리고 앞으로도 주식은 안 할 생각입니다. 사실 금융 쪽도 이미 발행된 주식과 채권의 유통을 담당하는 2차 시장보다는 기업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서 주식과 채권을 신규로 발행하는 발행시장(1차 시장)에도 관심이 많고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동양 사태로 평생 모은 소중한 돈을 잃게 되신 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사태가 조속히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