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1일 화요일

1/24-1/29 HONGKONG(2)

두 번 째 글이군요. 본격적 여행기 시작합니다.

홍콩은 크게 4부분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홍콩섬, 까우룽 반도, 신계, 그리고 란타우 섬 주변입니다. 신계에는 보통 잘 가지 않습니다. 신계가 생각보다 꽤 멀기도 하고요. 지난 홍콩 여행 때 호텔이 신계 쪽에 있어서 고생을 바가지로 했습니다. 서울로 치면 일산에 숙소 잡고 계속 강남과 종로로 관광을 다니는 셈이었죠.

그 이후로 자세히 알아보고 숙소를 정하기로 했고 이번엔 까우룽 반도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첫 째 날 관광도 까우룽 반도에서 시작했죠. 아침을 햄버거로 먹고 기내식도 먹었지만 짐 내려 놓으니 현지 시각으로 2시가 넘어서 맨 처음 코스는 하버시티로 잡았습니다. 업무용 빌딩도 있지만 엄청나게 큰 쇼핑몰로도 유명하죠. 그 안에 있는 크리스탈제이드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하버시티 내부입니다. 4층 정도 되는 쇼핑몰인데 규모가 커서 다 걸어다니면 꽤 걸립니다. 안의 구조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서 크리스탈제이드까지 가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길 찾는 동안 뒤통수에 부모님의 눈총이 느껴졌죠... 하지만 아랑곳 안하고 찾긴 찾았는데 역시 유명한 식당이라 그런지 대기 인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대기번호를 주는데 1-2인 3-4인 5-6인 7인 이상 이런 식으로 해서 명수 별로 대기표를 따로 주더군요. 1-2인이나 3-4인 자리는 금방 났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고 들어가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딤섬하면 샤오롱바오(少龍包)를 빼놓을 수 없죠. 첫날 첫끼로 바로 샤오롱바오를 시켰습니다. 근데 점원들이 바쁘고 불러도 잘 안 오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리고 뭔가 부탁을 해도 갖다주는데 시간도 걸렸습니다. 아버지께서 툴툴 거리셨지만 어차피 여기는 한국이 아니니 그런걸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홍콩에서 밥 먹을 때 항상 식사가 동시에 한꺼번에 나오기 보다는 먼저 준비되는 것부터 하나씩 나오더군요. 샤오롱바오 다음에는 볶음밥을 먹었는데 그것도 맛있었지만 사진이 없네요.


마지막으로 볶음면 위에 해물 잡탕을 얹은 면요리를 먹었습니다. 볶음면은 마치 한국 짜장면 같은 맛이었고 위의 잡탕에도 해물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꽤 맛이 좋았습니다. 처음 간 식당에서 시킨 메뉴들이 모두 괜찮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윗사람 하고 같이 식당에 갈 때 자기가 메뉴를 선정하는 책임을 떠맡으면 굉장히 부담되죠. 저도 회사 다닐 때 출장가면 막내인 제가 항상 했는데 매번 얼마나 조마조마 하던지...

늦은 점심을 다 먹고 나와 하버시티를 구경하며 쇼핑은...무슨 까우룽 반도 내의 주요 스팟을 돌려면 시간이 부족해서 적당히 쓱 훑어보고 나왔습니다. 어차피 비싼 브랜드만 잔뜩 모여 있는 곳이라 살 것도 없었고요.






하버시티는 말 그대로 항구 옆에 있어서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곳곳에 바다를 볼 수 있는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습니다. 실제로 옆에는 배를 탈 수 있는 터미널이 있습니다. 나중에 마카오로 가는 배를 여기서 타게 됩니다.

하버시티를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1881 헤리티지를 가기로 했습니다. 까우룽반도의 남쪽부터 둘러보면서 북쪽으로 쭉 올라가기로 계획했습니다. 저녁에 몽콕와 야우마테이까지 갔다가 레이져 쇼에 맞춰서 다시 남쪽으로 오는 계획이었습니다.




1881 헤리티지는 원래 영국 식민지 해경본부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마굿간으로 쓰였던 건물도 아직 남아있지요. 지금의 형태로 말끔하게 개장한건 홍콩의 재벌인 청콩그룹이 돈을 대어 개보수를 해서 명품 매장이 모여있는 쇼핑몰로 바꾼 뒤라고 하더군요. 위의 건물 쪽에는 식당 등이 있고 아래 기단부에 여러 매장이 있는데 기단부 위에서는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커플도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어야 했는데 제가 사진 찍기를 워낙 귀찮아 해서...
 대신 1881 헤리티지 앞쪽에 나와서 본 홍콩섬의 풍경입니다. 홍콩섬의 마천루는 홍콩을 상징하죠. 하지만 저 마천루 뒤에 어떤게 있는지는 다음번 여행기에서 나옵니다. 도시에는 밝은 쪽이 있으면 어두운 쪽도 있죠. 특히나 인구밀도가 복잡하고 큰 도시라면요.









여기는 해변 산책로입니다. 스타페리터미널 앞 시계탑부터 침사츄이 남쪽으로 쭉 이어지는 산책로입니다. 밤에는 레이져 쇼를 보려는 사람으로 가득 차지만 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산책로 중간엔 '스타의 거리'라고 해서 이소룡 동상이 있고 소고 백화점도 있습니다.






해변 산책로를 걷고 나서 바로 네이썬 로드로 갔습니다 네이썬 로드는 까우룽의 중심도로 같은 곳이라 청킹멘션이 있고 각종 관광지가 좌우에 있는 도로입니다. 몽콕을 지나 프린스 에드워드까지 이어진다고 하더군요. 그 길 옆에 까우룽공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까우룽공원이 구룡성채공원인줄 알았지만 이렇게 도심의 노른자위 땅에 그런게 있을 리는 없고... 영국군의 주둔지였다고 합니다. 그곳을 아예 공원으로 만들고 한켠에는 과거 영국군의 무슬림 병사를 위한 모스크가 있습니다. 그래서 까우룽 공원 근처 침사츄이역 주변엔 무슬림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옆의 사진은 공원 내 역사박물관의 전시물인데 명대(明代)의 깨진 도자기 유물들을 유리 바닥 아래에 깔아서 전시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선사시대 것부터 홍콩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구성도 좋고 깔끔했습니다.

까우룽 공원에서 좀 쉬다가 나와서 몽콕 쪽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탈까 하다가 2층 버스를 타보았습니다. 어머니가 2층에 앉고 싶어 하셔서 2층에 올라갔는데 버스 내의 계단이 꽤나 가팔라서 홍콩에서 버스 타는 내내 계단에서 떨어질 뻔 한 적이 여러번입니다;;높아서 그런지 전망은 좋더군요. 아직도 왜 2층버스를 꼭 고집하는지 모르겠지만(물론 단층 버스도 가끔 있지만 2층 버스가 다수입니다) 자리가 많아서 그런지 버스가 엄청 붐비는 경우는 드물더군요.

이후 몽콕에 갔습니다. 몽콕은 야시장 느낌도 나는데 한켠에 랑함 플레이스라고 거대한 쇼핑몰이 있어서 일단 거기부터 들어갔습니다.

사실 몽콕에는 파윤 스트리트라고 신발 매장이 쫙 늘어선 곳이 있습니다. 지난 번엔 여기서 신발 하나를 건져왔죠. 이겁니다.


누군가 이걸 고추장과 와사비라고 부르더군요. 한쪽 끈은 원래 살 때 들어있던 여분의 끈을 끼웠는데 생각해 보니 그 별명이 맞는 것 같더라고요.

여튼 파윤스트리트는 제가 홍콩에 오는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홍콩은 한국보다 신발 컬러도 훨씬 많고 모델도 많았거든요. 그리고 이월상품이 많이 남아 있어서 운 좋으면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제품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에 따라 복불복인 것 같습니다. 저번엔 살게 정말 없었던 반면 이번에는 살 게 제법 됐으니까요.

일단 랑함 플레이스를 들리고 파윤 스트리트 근처에 가서 부모님은 부모님끼리 야시장 비슷한 곳을 둘러 보시게 하고 전 파윤 스트리트의 신발 가게를 이잡듯이 뒤지면서 어떤 제품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부모님도 이미 제 신발 수집에 대해선 두손두발 다 들으셔서 그러려니 하고 혼자 다녀오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전광석화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봤습니다.

결과는 뭔가 애매했습니다. 살 것도 애매, 가격도 애매. 홍콩 전체적으로는 가격도 싸고 살 것도 있었지만 파윤 스트리트는 좀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가서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어쨌든 1차 몽콕 쇼핑(나중에 또 온다는 뜻이겠죠?)를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몽콕역 주변은 정말 항상 갈 때마다 인간지옥 같아서 나중에는 아예 파윤 스트리트에 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녁은 이런 걸 먹었습니다.


저녁은 차찬텡에 들어가 해결했습니다. 차찬텡은 홍콩 특유의 음식점으로 디저트나 간단한 빵 같은 요기 거리부터 탕수육에 칠리새우, 오리구이까지 다 파는 김밥천국 같은 곳입니다.(질이나 가격은 김밥천국보다 쎕니다...) 차찬텡 체인이나 어지간히 큰데에 들어가면 잘 실패하지는 않더군요. 여기서는 완탕면과 볶음밥, 그리고 사진에 나온 두 메뉴를 먹었습니다.

면요리는 특이하게 라면과 당면의 중간쯤 되는 면이었는데 그 옆에 놓인 돼지고기와 청경채를 소스와 함께 먹는 요리였습니다. 저는 좋아했는데 돼지고기 잘 안 먹는 사람은 잘 못먹겠더군요. 하지만 소스가 짜서 정말 조금씩 찍어 먹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춘권을 시켰는데 그냥 맛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실 몇 가지 요리를 빼고는 홍콩에서 크게 맛이 이상하다거나 한국에서는 먹어볼 수 없는 맛이라고 느낄 만한 요리는 없던 것 같습니다. 왠지 어디선가, 어디의 중국요리집에서 한번쯤 맛보았던 소스라든가 향미라든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볶음밥과 면요리가 그랬습니다.

저녁을 다 먹고는 다시 해변가 산책로로 갔습니다. 7시에는 가야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걸 저번 여행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 중간 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침샤츄이의 빅토리아 하버 쪽에서 바라본 홍콩 섬 중심부의 모습입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정관장 광고판이 있더니만 없어졌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막 나중에 온 사람들이 우리 가족이 있는 자리에 어떻게든 파고들려고 하는데 그걸 막는데도 꽤나 고생했습니다. 일찍 와야 좋은 자리를 잡는 걸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었을까요. 그런데 자리가 조금 안 좋았던게 건물 공조기 근처인지 자꾸 환기팬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난데다가 스피커로 레이져쇼 방송(레이져쇼의 나레이션이 들을만 합니다. 사실 쇼를 설명해주는 내용이라 들어야 쇼가 이해가 됩니다)을 너무 작게 틀어줘서 잘 안들렸습니다.

쇼를 다 보고 돌아가는 길에 소고 백화점에 들러서 와인을 사고 침사츄이의 야경을 돌아봤습니다. 1881 헤리티지나 페닌슐라 호텔 모두 야경이 더 멋있거든요.



위의 사진이 1881 헤리티지의 야경이고 아래 사진은 페닌슐라 호텔의 야경입니다. 페닌슐라 호텔에서 애프터눈 티를 마셔보는게 소원인데 그건 이번 여행에서도 또 달성하지 못했네요.

와인을 사갖고 들어가면서 문든 홍콩의 육포가 먹고 싶었는데 비췐향 매장이 너무 멀리 있어서 대충 호텔 근처의 슈퍼나 편의점에 가서 안주도 할 겸 육포를 사올 생각으로 일단 호텔로 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자꾸 커피를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뭔가 모르게 살짝 스팀이 올랐습니다. 여행 중에 길을 찾거나 뭔가를 검색해서 찾아야 할 때 옆에서 누군가 계속 말을 걸거나 요구 사항을 말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신경질을 내는 편입니다. 특히 제가 가이드를 할 경우에는요. 일단 목적지로 갈 길을 정해야 중간에 뭘 사든 계획을 짤텐데 부모님이 그런 걸 봐주실리가... 하지만 화는 꾹 참고 일단 길을 찾은 뒤 호텔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샀고 저는 따로 과자와 육포를 사갖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는 하루에 4끼 먹어도 살이 안 찌게 하기 위해 꼭 호텔에 돌아가면 버피테스트와 윗몸일으키키, 스쿼트를 한국에서 했던 만큼 똑같이 했습니다. 거의 매일 했는데 보통 술 마시기 전에 했죠. 첫 째 날부터 했는데 이번엔 아버지가 계속 술은 언제 따냐고 하셔서... 서둘러 운동을 하지는 않고... 일단 운동을 끝내고 씻은 뒤 와인을 마셨습니다. 비싼 호텔을 잡아서 그런지 미니바에 오프너와 와인잔까지 풀셋으로 준비되어 있더군요.

여기가 까우룽 반도 일정의 끝입니다. 물론 저는 며칠 더 있어서 다른 곳도 돌아봤지만 그 얘기는 나중에 하려 합니다. 다음 편은 홍콩섬 얘기입니다.

2014년 2월 9일 일요일

1/24-1/29 HONGKONG(1)

설 연휴 전에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쓰라는 글들은 안 쓰고 노느라 바쁘네요.

홍콩은 이번으로 두 번 째입니다. 저번에는 혼자 다녀왔고 이번엔 절반의 일정을 부모님과 다녀왔습니다. 꽃보다 남자에서 이서진의 심정을 알겠더군요. 그래도 누군가 같이 여행한 건 꽤 오랜만의 일이라 같이 여행하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껴보았습니다.

홍콩은 기본적으로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도시라 다니기 편합니다. 구글 지도 앱은 버스노선까지 안내해주기 때문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지하철이나 버스나 교통상황을 고려해서 최단시간 경로를 알려주어 이번 여행은 저번 여행보다 훨씬 수월하게 다녀왔습니다.

홍콩행 비행기는 8시 50분 인천 출발 케세이퍼시픽을 이용했습니다. 부모님이 국적기를 타시길 원했지만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에어텔은 케세이퍼시픽 말고 없었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은 국적기를 좋아하시는데 젊은 여행자에게는 국적기 비행기표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더더군다나 중국이나 홍콩처럼 가는데 얼마 안 걸리는 여행지는 국적기 타는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전 상관 안 하는데 부모님은 계속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셨습니다.(이번 여행에서 이정도쯤의 트집이야 아주 가볍고 사소한 것이었죠)

여행 가기 전에 "어디 어디 가야지"라는 계획을 잡곤 하는데 전 여태껏 계속 계획 없이 여행을 다닌 것 같습니다. 대략 어느 날 어느 구역을 가야겠지라는 생각은 있어도 구체적인 관광지는 정하지 않고 다녔습니다. 유럽에서도 그랬고 지난 홍콩 여행도 그랬죠. 매일 아침, 혹은 전날 저녁 가이드북을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지하철 노선과 지도를 보고 동선을 체크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엔 부모님을 모시고 까우룽과 홍콩섬 일대를 돌아보고 3일째에 란타우섬에 가서 옹핑 360을 탄 다음에 첵랍콕 공항에서 한국으로 가시는 걸 배웅해드리고 그 다음날엔 저 혼자 마카오를 가고 그 다음날엔 트친을 만나고 6일차에 여유있게 귀국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흔히들 홍콩을 쇼핑의 천국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저번 여행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살게 별로 없었습니다. 신발 하나 사왔는데 그렇게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었고 한국에서도 구하려면 다 구할 수 있는 모델이었지요. 가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요. 다른 상품들도 비슷했습니다. 특히 옷은 싼지 모르겠더군요.(일단 비싼 옷을 할인해봤자...) 이번엔 퇴직금 받은 것도 좀 있고 알바로 벌어둔 돈도 있지만 대학원 학기 시작하면 돈 벌기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여 쇼핑은 많이 하지 않기로 계획하였습니다.(계획은 그랬어요)

홍콩 가기 전에 면세점에 갔습니다. 선글라스를 하나 샀습니다. 여태껏 살면서 선글라스를 한 번도 사본 적도 없고 착용한 적도 열 손가락 안에 꼽지만 아무래도 가면 갈수록 선글라스 없이 다니기엔 한국도 불편해지더군요. 그래서 이 기회에 하나 장만했습니다. 솔직히 면세점도 가면 '면세'라 해도 워낙 정가가 비싼 물건들이다 보니 가도 선글라스나 화장품 같은 것 말고는 살게 없었습니다. 그나마 술이 가장 좋지만...

여튼 1월 24일에 홍콩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침부터 부모님과 주차장 어디에 차를 세울 것인가로 투닥거렸고 기타 등등 출발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가족여행은 패키지로 가도 그 모양인데 자유여행은 오죽할까요. 신발을 막 모으기 시작하던 고 1 때 베이징에 갔는데 베이징은 그 당시 서울보다 물가가 쌌고 신기한게 많아서 하나 사달라고 했다가 아버지와 대판 싸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최대한 즐거운 기억을 남기기 위해 저도 화를 꾹 참고 안 내려고 했고 부모님도 짜증이나 신경질을 안 내려고 노력하시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첵랍콕 공항까지 인천에서 3시간 여를 날아갔습니다. 홍콩 내리자마자 더워서 침을 찾으면서 겉옷을 벗어 짐에 쑤셔 넣었습니다. 지난 번 여행에서는 공항철도를 찾느라 헤맸지만 이번엔 바로 공항철도로 가서 옥토퍼스 카드를 샀죠. 그리고 공항철도를 타고 MRT로 갈아타서 침사츄이 역에 내렸는데...

묵기로 한 호텔이 지하철 역 사이 애매한 데 있어서 15분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중간에 제가 길을 한번 잘못 들어서 갑자기 부모님에게 불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찾아 갔고 캐리어를 끌고 15분 넘게 가서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인터콘티넨탈이라 좋긴 했는데 3인이 써야해서 추가 침대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동안 쉬기로 했죠.

호텔방에서 면세품으로 수령한 선글라스를 쓰고 찍은 사진입니다 저 복장으로 돌아다녀도 홍콩은 덥더군요. 추가 침대를 받고 나서 본격적으로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호텔 엘레베이터 앞 거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행 내내 동행해준 신발은 리복의 샤크노시스입니다. 농구화라 그런지 오래 걸으면 물집이 잡히더군요 ㅠㅠ 참고로 빨간 모자와 하늘색 가방 때문에 부모님이 사람 많은데서 찾기 쉽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면 본격적 관광 얘기는 다음 편에서 하죠. 이만.